서산 간월암에 다녀왔다, 가을 오후 간월도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해 간월도 해안도로를 걷고, 바다 위 작은 암자 간월암과 포구, 방파제에서 해 질 무렵까지 머문 혼자만의 오후.


간월도로 들어가는 길
지난 주말 오후에 서산 간월암에 다녀왔다. 특별한 일정이 있던 건 아니다. 점심을 먹고 출발해 바닷가를 조금 걷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간월도로 들어가는 길은 도로 바로 옆에 바다가 붙어 있다. 한쪽에는 전봇대가 줄지어 서 있고, 다른 쪽에서는 잔물결이 계속 밀려온다. 차를 세우고 한동안 그 길을 걸었다.
가을이라 바람은 선선했지만 나무에는 아직 푸른빛이 많았다. 바다는 맑은 파랑보다 회색에 가까웠다. 멀리 보이는 섬들까지 비슷한 색이라 어디가 끝인지 잘 구분되지 않았다. 차 몇 대가 지나간 뒤에는 다시 파도 소리만 들렸다.

바다 위의 작은 암자
간월암은 도로 쪽에서 보면 바다 위에 작은 섬 하나가 놓인 모습이다. 나무가 건물을 많이 가리고 있어서 기와지붕이 군데군데 보인다. 실제로 보니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작았다. 가까이 가서도 한참 동안 바깥에서 둘러봤다. 여기까지 와서 굳이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간월암은 물때에 따라 들어가는 길이 잠기는 곳이다. 섬 쪽으로 이어진 길과 물가의 돌들이 보였다. 물이 빠지는 때를 맞춰 둘러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길을 건너기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머물렀다. 사람들이 비켜선 틈에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포구 쪽으로
포구 쪽으로 걸으니 붉은색과 초록색 천이 장대에 묶여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천이 펄럭였다. 근처에는 작은 배들이 보였다. 절을 구경하는 사람들과 포구를 오가는 사람들의 걸음은 조금 달랐다. 여행지로만 알고 왔지만, 이곳에서도 누군가는 매일 같은 일을 할 것이다.

방파제에서, 해 질 무렵
해가 내려오기 시작할 때쯤 방파제로 걸어갔다. 몇 사람이 끝쪽에 서 있었고, 가까운 곳에는 작은 배가 떠 있었다. 멀리서 볼 때는 잔잔해 보이던 바다도 방파제 가까이에서는 계속 움직였다. 바람을 맞고 있으니 처음보다 조금 쌀쌀했다.

혼자 온 터라 발걸음을 재촉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오래 머물 일도 없었다. 한동안 난간에 서 있다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다른 사람들은 둘씩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갔다. 나는 그냥 바다를 보고 있었다. 이런 시간이 편할 때도 있지만 그날은 주변이 유난히 조용하게 느껴졌다.


사진을 찍어보니 화면이 눈으로 보던 것보다 어둡게 나왔다. 몇 번이나 구도를 바꿔 찍었지만 결국 비슷한 사진이 남았다. 사진마다 바다와 하늘이 절반씩 들어가 있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방파제를 돌아 나왔다.
돌아오는 길
차에 올라 사진을 넘겨봤다. 찍힌 건 거의 바다와 섬뿐이었다. 누구와 오래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없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아마 혼자 다녀와서 그랬을 것이다.
다녀오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간월암은 물이 들어오면 건너가는 길이 잠긴다. 안까지 들어가 보고 싶다면 방문 전에 그날의 물때(물이 빠지는 시간)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이 찼을 때는 이번처럼 바닷가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히 좋다.
주소는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1길 119-29이고, 주차가 가능하다. 문의는 041-668-6624. 이용 시간과 쉬는 날은 물때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 정보 출처: 한국관광공사)